코로나 사태를 지내오다가, 갑자기 오래전 읽으려고 노력했던 영문 소설이 생각 났다. <Andromeda Strain 안드로메다 스트레인>이라는 소설인데, 우리에게는 쥬라기 공원의 원작자로 알려진 <Michael Crichton 마이클 클라이튼>이라는 작가가 1970년에 쓴 SF 단편소설이다.
나는 1996년 무렵 샌프란시스코에서 잠깐 있을 때 어느 헌책방에서 두꺼운 책을 한권 샀는데, <The Great Train Robbery 대 열차 강도>등 다른 단편들과 같이 묶여 있는 두꺼운 단편소설 모음집이 바로 그 책이었다.
나는 영문으로 된 <안드로메다 스트레인>의 처음 몇 페이지를 읽어보려고 부단 노력하였으나, 변변치 않은 영어 실력 때문에 결국 서너 페이지를 보고 포기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 소설의 제목은 기억에 잘 남아있다.
지금에 와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대강의 줄거리도 알 수 있었고, 그 소설을 영화화한 영상도 유튜브에서 볼 수 있었다.
소설이나 영상을 보면 외계 생명체, 생물 무기, 국가가 운영하는 비밀 지하 생물학 실험실, 만능 항생체, 생체인식(지문인식) 보안, 컴퓨터 프로그램 등 1970년에 만들어 졌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대단하게 여겨지는 요소들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소설 내용 자체는 SF매니아들이 아니라면 재미있게 느끼지 않을 것 같다.
시사점이 있다면, 핵무기나 우주개발이 큰 관심이었던 1970년대에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던 생물학적 위기를 상정하였다는 점이다.
빌 게이츠는 오 년 전 Ted 강연에서 세계적 재앙을 부를 가장 위험한 것은 핵무기가 아니라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과 생물학적 위기를 경고한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그에 대응하는 백신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빌 게이츠의 백신 개발과 관련해 그 순수성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미래를 자신의 의도대로 만들어가는 것은 그보다 쉽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나 조직에게 있어서 그렇다.
북한의 권력자인 김정은만 해도 마음만 먹으면 핵전쟁을 일으켜 역사책의 내용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보다 더 큰 권력자일지 모를 빌 게이츠도 바이러스로 큰 돈을 버는 거대한 음모의 큰 그림을 그리고 5년 전부터 연기를 하면서 바람을 잡고, 드디어 지금 거사를 실행하는 중인지도 모른다.
음모론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돈과 권력에 한번 맛을 들인 사람은 그것을 더 확대하기 위해 병적으로 집착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세계 제1의 부자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내친 김에 음모론을 더 나가자면, 빌 게이츠는 윈도우 운영체제를 팔면서 백도어를 만들고 전 지구적 스케일로 정보를 취득했을지도 모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독단적인 행위가 아니고 미국의 정보기관의 거대 프로젝트와 연계되어서 그렇게 했을 수도 있다.
요즘이야 해저 인터넷선을 정보기관이 바로 연결하여 정보를 탐색한다는 에셜론(ECHELON) 프로젝트 같은 것이 있어 그 역할이 중지되었을 수도 있다.
빌 게이츠가 소유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Azure)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많이 기업과 조직들이 그것을 사용한다. 전 세계의 정보가 저절로 모이고 있는 지도 모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 기반에서 미국방부의 컴퓨터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화 12조 규모의 제다이(JEDI) 계약을 따냈다. 애저에는 인공지능 기반의 서비스들이 계속 추가되어가고 있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보았던 인간과 싸우는 인공지능기반의 네트워크인 스카이넷의 시발점을 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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