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7일 월요일

이세야いせや와 카미야바神谷バー

망각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느낀다. 불과 10여년 전 일도 기억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회상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우연히 떠오른 상념에, 인터넷을 검색해 보고 기억을 복원하여 메모를 남긴다.
いせや
일본 주오센역 중에 기치죠지가 있다. 성북동에 있고 법정스님이 계셨던 길상사吉祥寺와 같은 한자다. 길상은 운수가 좋을 조짐, 경사가 날 조짐이라는 아주 좋은 뜻이다.
불교의 용어로 길상은 망갈라이고 망은 비참함 갈라는 그 상태에서 벗어남을 의미한다고 한다. 비참하고 한심한 상태에서 벗어나 평온과 축복의 상태가 지속된다는 뜻이라 한다
어찌 되었건, 기치죠지에는 이노가시라 공원이 있다. 공원 입구에는 이세야いせや公園店라는 야키토리 집이 있다.삿포로 병맥주에 야키토리를시키면 그만인데, 가져다 주는 종업원은 흰색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유니폼은 때에 찌들어 있었다.
사람이 많아 분주한 휴일이라 할지라도, 공원 앞에 흐르는 묘한 한적함에 한없이 느긋해지는 그 심정을 잊을 수 없다.
神谷バ
카미야바는 아사쿠사에 있는 센소지를 구경하며 나오면서 들리면 좋다. 생맥주 이외에 덴키브란이라는 독한 술을 파는데, 우리나라 캡틴큐 보다는 나은 맛이다.
한잔 들이키고, 나와서 정처없이 걷다보면 갓파바시라는 주방 용품 파는 거리를 지나기도 하였다. 식당에서 쓰이는 큰 냄비나 프라이팬이나 칼 등을 구경하며 한참을 지나갔다.
그리고 도서관인지 문화원인지 지금은 어디인지 잘 기억하지 못하는 현대식 건물에 들어가 소변을 보고 나왔었을 때, 해가 지던 저녁거리에 서게 된 이방인의 묘하게 쓸쓸하던 감정을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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