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를 논하면 덜 떨어진 인간으로 보는 시선도 많지만, 풍수를 들먹이며 말을 지어내기는 좋다.
세종시에 살다보니, 원수산이 있고 장군봉이 있고 정부청사가 있다. 원수와 장군은 우두머리를 의미하지만 막상 보면 높은 산은 아니다.
원수산의 유래는 고려시대 연기대첩 군의 원수가 진을 친 곳이어서 그렇게 명명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원수산이란 근처의 여러 산들 중 빼어난 산에 붙이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전통적인 명명법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이 원수산 아래 구부러진 용의 형상으로 정부청사가 위치하는데, 그 머리에 해당하는 곳에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실이 있다. 대통령실은 없다. 근처에 대통령 기록관이 있기는 하지만, 말그대로 대통령기록관은 과거의 공간이고 죽은 공간이지, 살아있는 현재의 공간은 아니다.
그래서 이곳을 지날 때마다, 원수산 아래 대통령실이 아니고 국무총리실이 있으니, 국무총리가 나라의 우두머리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하는 것이다.
바로 황교안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의 이야기이다. 박근혜대통령이 탄핵 위기를 맞는 것,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려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이 바로 이 세종시 풍수 탓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니 소름이 돋는다. 그래서 궁금한 생각이 들어 세종시의 입지선정과 풍수에 대해 약간의 조사를 하게 된다. 현 세종시장이자 노무현정부의 행복도시건설청장으로 세종시 건설을 진두지휘한 이춘희가 지은 <4000일의 약속>이란 책을 보자.
세종시 입지는 16개 시도에서 추천받은 80명의 전문가 평가단이 과학적이고 공정한 평가에 의해 정한 것으로 되어 있다. 과연 이중에 풍수가가 있을까?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두명의 풍수가 이름이 나온다. 풍수가라기 보다 풍수전문가, 학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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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 입지선정시 일단 풍수가 차지하는 수치적인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풍수는 바로 ‘삶의 터전으로서의 자연조건’이라는 기본항목의 5개 세부 항목 중 하나다. 정식 명칭은 ‘배산임수(背山臨水). 가중치는 1.12로 도로 접근성(11.08)과 인구분산 효과(9.83) 등 20개 세부항목 중 가장 낮다.
85명으로 구성된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 자문위원회에서 풍수 전문가는 김두규 우석대 교수(도시계획분과)와 이대우 풍수조경연구소 대표(환경분과) 2명뿐이다.
하지만 풍수가 국민에게 심리적으로 주는 영향이 적지 않아 실제로 최종입지 선정시 풍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수치(1.12)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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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라는 도시설계는 국제공모를 통해 환상형도시로 설계되었다고 한다. 그럼 정부청사는 누가 설계한 것인가? 언급한 이춘희의 책을 보면, 국제공모를 통해 윤세한의 Flat City, Link City, Zero City가 당선작으로 선정되고 그에 따라 공사가 진행된 것이라 한다. 잦아보면 이분은 해안아키텍처라는 엄청난 규모의 건축설계회사 소속이다.
참고로 용의 형태를 닮아 길기만 하고 효용이 별로 없어 보이는 정부청사 건물은 나같은 보통사람이 보기에도 비효율적이고 쓸모없는 과시형 건축의 전형 같다. 풍수가도 같은 생각인 듯 하다. 김두규교수가 쓴 <국운풍수> 5장 풍수로 땅을 치료한다는 부분에 보면 정부청사 건물에 대한 풍수가의 비판이 나온다.
참고로 용의 형태를 닮아 길기만 하고 효용이 별로 없어 보이는 정부청사 건물은 나같은 보통사람이 보기에도 비효율적이고 쓸모없는 과시형 건축의 전형 같다. 풍수가도 같은 생각인 듯 하다. 김두규교수가 쓴 <국운풍수> 5장 풍수로 땅을 치료한다는 부분에 보면 정부청사 건물에 대한 풍수가의 비판이 나온다.
세종시의 입지를 선정한 사람들과, 정부청사를 설계한 사람들이 풍수를 반영했는지, 얼마나 반영했는지는 직접 물어보면 알겠지만, 그 전에는 모를 일이다.
그래도 세종시 풍수 때문에 대통령이 탄핵되고 권한대행이 나오게 되었다고 생각해보는 나같이 일없는 사람들이 있으니, 말 지어내며 시간 보내기에는 풍수도 제법 쓸만하다. 그렇다면 앞으로 특별히 변하는 사정이 없다면, 세종시의 풍수로 볼 때 우리나라에 대해 어떤 예언을 할 수 있을까?
아마도 대통령의 유고가 있거나, 대통령 권한이 약해지고, 책임총리가 나오고 , 그도 아니면 대통령이 유명무실한 독일식의 의원내각제 형태로 가는 개헌이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하는 쓸데없는 망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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