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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잘되는 일이라면 다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노리고 영어 이름까지 사주와 오행을 따져서 지어야 한다는 작명소들이 등장했습니다. 이름 잘못 지으면 아이에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작명 값으로 수십만 원까지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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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치원은 아이들 영어 이름을 지어 오라더군요. 이왕이면 좋은 영어 이름을 만들고 싶은 부모 마음에 있을 법한 일입니다.
경제적 여유가 되는 사람이 저렇게 하는 것은 문제 될 일이 아니겠습니다. 그런데 작명가로서 생각을 해보면 다소 과하게 작명료를 받는 것 같네요. 영어 이름이라면 아무리 많이 받아도 3만원 정도 받으면 될 것 같습니다.
영어이름을 작명해 준다는 것은 영어 첫 글자의 소리를 그 사람의 사주에 필요한 희용신으로 맞춰 준다는 이야기 입니다. 사주에서 필요한 기운을 이름의 발음으로 보완한다는 이른바 용신 작명법의 일종입니다.
한자이름의 경우는 한자의 뜻이 가진 자원 오행을 가지고 용신작명을 합니다.
그런데 영어의 경우에는 한글발음의 소리오행을 빌어 사주를 보완하는 형태를 취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영어이름 알파벳의 첫 글자만을 가지고 소리오행을 평가한다는 겁니다. 둘째 글자 이하는 아예 평가 대상에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엉성하고 단순한 논리구성이라고 보지만, 그렇게 하는 것 자체를 가지고 뭐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하는 사람 그렇게 믿는 사람들 본인들의 선택이니까요.
다음은 영어 이름을 만드는 소리 오행의 기준입니다. 영어이름의 첫 글자만 따집니다.
목 - CGKQ
화 - DLNRT
토 - AEHFIOUWXY
금 - CGJSXZ/CH
수 - BFMPV
금에 해당하는 CH만 두 글자 이지만 하나의 소리로 생각한다는 예외가 있네요.
영어 이름은 이름과 뜻 그 유래와 사용되는 문화/언어권, 시대별 인기도 등이 정리된 외국 사이트가 많습니다. 영어를 하시는 분들은 쉽게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남은 것은 사주를 보는 것 뿐이네요. 사주를 보고 한 사람의 용신을 찾는 정도로 사주 공부를 하려면 한문전공자라면 1년 이내 단기간에도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2년 이상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결국 모든 사람들이 사주공부를 할 필요는 없을 터이니, 작명가에게 맡겨도 되겠지만, 사주의 대가들도 감명료를 10만원 이하로 받는 것을 감안한다면 기사에 나오는 작명료는 좀 과도해 보입니다.
그럼 작명가 중에는 왜 저렇게 과도한 금액을 받는 사람이 나올까요? 비싸면 좋은 것으로 생각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용하는 것을 아닐까요? 같은 물건이라도 싸게 팔 때 보다 비싸게 팔 때 더 좋은 물건으로 생각하는 인간의 잘못된 심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BRNF 처럼 프로 작명가들보다 더 좋은 이름을 제공하는 탁월한 시스템도 5만원 이하로 작명을 해준다고 하면 싸구려 취급을 하면서 믿지를 않고, 한문 공부, 사주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은 사이비 작명가가 몇 십만 원 달라고 하면 좋다고 합니다.
BRNF에서도 올해 안에 영어이름 작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합리적인 가격과 합리적인 작명 철학을 반영한 그런 서비스가 될 것입니다.
김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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