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교를 다닐 무렵은 대부분 가난했는데, 학생들이 집에서 책을 한권씩 가져와 교실 옆편 선반에 가져다두고 학급문고라고 불렀다.
그 중 한권 내가 읽은 책이 반야심경이었는데, 그 책의 앞 부분은 반야심경이고 뒷부분은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부부간 궁합에 좋은 시간은 별빚이 흐르는 기압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내용이 붙어 있는 그런 책이었다.
나는 그 반야심경을 오후 야간 자율학습이라는 강제 학습시간에 보고 또 보고 해서 외울 수가 있게 되었는데, 외우다 보니 그 뜻을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그런 시절이 있었다.
금강경은 예전에도 본 적이 있었다. 다시 금강경을 읽으니 대학교 때 불경강독이라는 과목을 수강했었고, 시험으로 금강경을 암기해 쓰는 시험을 봤고, 그것을 강의한 분이 송찬우라는 분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했고, 검색을 해보고 그분이 이미 고인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최근에 다시 금강경을 봤다. 덕분에 red pine이라는 서구인 동양학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금강경의 주된 논지는 나같은 범인이 이해하기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같은 생각은 금강경의 사구게에 잘 나타나 있다.
첫번째 사구게 - 제5. 여리실견분(如理實見分)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무릇 상이 있는 것은 모두 다 허망하니라.
만약 모든 상이 상이 아님으로 본다면, 곧 여래를 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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