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4일 토요일

조균과 대춘의 프레임워크

프레임워크는 사전적으로 기본적인 개념적 구조를 말한다여러 분야에서 흔하게 쓰이는데 소프트웨어에서는 개발의 기초 역할을 하기 위해 미리 만들어진 소프트웨어의 집합을 말한다추가 적인 개발을 돕기 위해 미리 만들어진 코드나 실행파일또는 문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프레임워크란 말은 자주 쓰이는데 현상을 모델링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도구나 관점이나 시각을 말한다.

그래서  용어는 확장되어 일상 생활에서도 자주 쓰이는데 이런 A라는 현상을 이런 프레임워크로  보면 된다 안된다 하는 식으로 사용된다사안에 대한 시각이나 관점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수출주도 대기업을 지원하고  기업들이 잘되면 고용과 투자가 늘어나는 이른바 낙수효과로 국민이 잘살게 된다는 프레임워크가 있다다른 것으로 임금을 올리고 세금을 줄이고 집값과 같은 필수 생활비를 낮춰서 국민들의 가처분 소득을 증대하여 남는 소득을 내수소비로 유도하면 국민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프레임워크가 있을  있다.

같은 현상을 바라보는  가지 시각이다.

장자도 오래 전에 프레임워크에 대해서 말했다.

小知不及大知(소지불급대지) : 편협한 지혜는 탁트인 지혜에 미치지 못하고,
小年不及大年(소년불급대년) : 짧은 목숨은 긴 수명에 이르지 못한다.
奚以知其然也(해이지기연야) : 어찌 이를아는가
朝菌不知晦朔(조균불지회삭) : 하루살이 버섯은 한 달을 알지 못하고
蟪蛄不知春秋(혜고불지춘추) : 쓰르라미는 봄과 가을을 알지 못한다.
此小年也(차소년야) : 이 하루살이와 쓰르라미가 바로 수명이 짧은 생명체이다.
楚之南有冥靈者(초지남유명령자) : 초나라 남쪽에 명령이 살고 있었는데
以五百歲爲春(이오백세위춘) : 5백년 동안을 봄,
五百歲爲秋(오백세위추) : 5백년 동안을 가을로 삼고 살았다.
上古有大椿者(상고유대춘자) : 또아주 오랜 옛날에 대춘이란 나무가 있었다.
以八千歲爲春(이팔천세위춘) : 8천 년 동안을 봄,
八千歲爲秋(팔천세위추) : 8천 년 동안을 가을로 삼았다 한다.
此大年也(차대년야) : 이것이 수명이 긴 생명이다
而彭祖乃今以九特聞(이팽조내금이구특문) : 그런데 팽조는 요즈음, 오래 산 인로 특히 유명해 많은
衆人匹之(중인필지) : 사람들이 그와 짝하려 한다.
不亦悲乎(불역비호) : 이 또한 슬프지 아니한가

이른바 조균의 프레임워크와 대춘의 프레임워크이다.

조균은 하루 밖에 살지 못하니 하루에 맞춰진 프레임워크가 있는 것이고대춘은 32천년을 사는 것이니 그에 맞는 장기 프레임워크가 있는 것이다물론  사이에 혜고  일년을 사는 쓰르라미나 2천년을 사는 명령이란 것도 있긴 하다.

장자의 논지는 작은 프레임워크는  프레임워크에 비할 바가 아니다는 논지인 것이다물론 동의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곁가지로 끌어내서도대체  조균과 혜고는 그런 단견적인 프레임워크을 가질  밖에 없었을까 대한 고찰을 해본다.

그것은 자신의 생명주기에  맞기 때문이다사실 자기가 죽은 다음 일을 걱정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것도 없다그래서 <백년도  살면서 천년을 근심하는 어리석은 인간들아라고 하는 라디오 광고 멘트도 나왔던 것이다.

케인즈란 사람은 거시경제에 대해 물어보자 <거시적으로는 우리 모두 죽는다> 말을 하였다고 한다그래서 인간이 인간의 생명 주기에 맞는 프레임워크로 세상을 이해하는 것을 비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자연스런 현상이고 오히려 자기에게  맞는 프레임워크를 선택한 것으로   있다.

비닐 봉투를 사용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보면 (쇼핑 수레를 끄는 것보다짐을 운반하는데 소용되는 엔트로피를 낮출  있게 한다하지만  달리 보면 비닐봉투가 썩지 않아 장기간에 환경 오염과 같은 문제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하지만 초장기적으로 보면 우주가 열적 사망으로 없어질 테니까 비닐봉투를 쓰고 안쓰고는 아무 문제도 아닌 것이다어떤 것이 인간에 맞는가?

프레임워크에 대해 말할 때는 프레임워크 고착에 대해 말해야 한다인간은 하나의 시각을 선택하면 좀처럼 다른 시각으로 전환하지 않는다그것은 아마도 머리 속의 사고 체계가 여러 프레임워크들의 유기적인 결합이라서  프레임워크를 다른 프레임워크로 대체하면  프레임워크들로 구성된 상위 프레임워크의 정합성이 어긋나기 때문일 것이다아니면 인간이란 존재가 게을러서 그럴 수도 있다.


인터넷으로 대춘을 검색하니 양팽손( 梁彭孫 )이란 조선시대 문인의 자가 대춘(大椿)이라고 되어 있다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삼천갑자동박삭를 말하던 개그 프로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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