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인간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신을 만들었다는 말을 포이에르 바하라는 사람이 했던가? 물론 그런 것은 정확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다.
정작 중요한 것은 신이라는 개념이 인간의 망상이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그 사실에 동의하기에 앞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에 동의한다. 신이 있다는 증거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리차드 도킨스란 사람은 무신론자인데 종교가 악의 근원이라는 다소 과격한 주장을 하면서 무신론을 주장한다. 종교를 믿는 사람에게는 부당한 이야기로 밖에 들리지 않겠지만 그 사람의 주장을 찬찬히 들어본다면 틀린 구석도 없다.
그의 주장은 유튜브를 통해 손쉽게 들을 수 있다.
다큐 BBC Root Of All Evil 신이라는망상 Part 1
나는 이 동영상을 20여분 보다 말았는데, 동의하기 때문에 더 볼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많은 종교인들도 이런 영상을 보지 않을 것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장자의 제물론이 얼마나 뛰어난 논설인가를 알게 된다. A란 생각을 가진 사람은 이미 A란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이와 상반된 B란 생각을 가진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생각이 정해졌으니 두 사람이 만나서 토론을 해본들 무익한 것이다. 토론을 통해 남의 생각에 감화되는 경우란 좀처럼 없다.
백분토론을 여러 번 해봐야 별 성과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무신론을 주장한다고 해서 인간의 정신이 한걸음 진보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무신론은 신이 있다는 가정에서 생각한 모든 이론이 잘못 됐다는 것을 말할 뿐, 이 세상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내 놓은 것은 아닌 것이다.
개인적으로 기독교를 열심히 믿는 주변 사람을 다수 알고 있다. 그 사람들은 다른 종교는 물론, 자연과학이나 철학 등에 거의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았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신의 섭리이기 때문에 여러 형이상학적인 문제에 대해 궁구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로 비춰지는 것이다.
그들이 완전히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는 입장이지만, 세상을 너무 편하게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은 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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