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규지 정도를 읽는다면 세상의 마이너 중의 마이너라 할 수 있다. 방외지사 중의 방외지사인 것이다.
너무나 터무니 없어 망상 같지만 그 안에서 무엇인가 있을 법도 한 것이 도교의 내단술이다. 영생불멸한다는 다소 믿을 수 없는 주장을 제외하고 도교 내단술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성명규지라는 책을 통해 잠깐 살펴 보고자 한다.
도교 내단술에 대한 글들은 모호하고 이해할 수 없게 쓰여있는데, 기실 그들의 주장이 복잡한 것을 말하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범인이 이해할 수 없는 글들은 특별한 경우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심오한 진리를 담고 있어서 그런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은 거짓말을 말하고 있는 마케팅 텀일 뿐이다.
도교 내단술에 대한 장황한 글들도 대부분 마케팅 텀이라고 생각되는데 엑기스만 뽑아보면 단순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성명규지의 내용을 단순화 해보자.
일단, 인간은 태어나면서 일정한 <정>을 부여 받는데, 이 <정>이란 것은 생명의 원천이 되는 에너지이다. 이 정이란 것은 대개 16세 (18세 인지도 모른다.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정도까지 증가하는데, 이후 정욕이나 성적 활동을 통해 이 에너지는 점차 고갈되게 되고 결국 이 에너지가 소진되면 인간은 죽는다는 개념이 있다.
이해하기에 도교의 가장 중요한 개념인 정기신 중 정은 생의 원천적 에너지, 신은 인간의 의식(또는 영혼)이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기는 그것들이 전화하는 매개자의 역할을 하는 것 같지만 무엇이지 모호하다. 사실 동양철학에서 기의 존재라는 것은 설명할 수 없는 모든 것을 이름하는 용어에 다름 아니다.
이 정이란 것은 쉽게 생각해 프로이트의 리비도의 개념과 비슷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섹스를 해서 후손을 남기고 종족을 유지하려는 유전자의 활동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도교의 내단술을 주장한 사람들이나 프로이트나 유전학을 몰랐던 때문일까. 유전자에 강력하게 코딩된 종족을 남기라는 어떤 명령어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정>이라는 생명의 엑기스가 진실로 있는 것인지 누가 맞는 것인가.
도교 내단술에 따르면 욕망에 따라 정욕을 발산하고 섹스를 하고 얘를 낳고 후손을 두고 하는 것을 정상적인 인간의 길로 본다. 이 정상적인 인간의 길을 되돌려 생명의 에너지인 <정>을 섹스활동에 쓰지 않고 내단을 키우는데 사용하고 최종적으로 배양된 내단으로 순수하게 정신적이고 제2의 자아라 할 수 있는 <양신>을 만드는 것이 내단술의 목적이다.
이 양신은 육체적인 자기를 떠나 영원불멸하는 정신적인 존재로 항구하게 되는 것이지만, 자신의 자아나 정신이나 기억이 유지되는 비물질적 존재이다.
정을 <내단>으로 만드는 과정, 부족한 정을 보하기 위해 외부의 기를 흡수하는 과정, <주천>이라는 내단을 증진하는 과정, 내단에 인간의식의 하나인 <원신>을 실어내는 과정,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양신>을 육체밖으로 내보낸 과정. 이모든 것은 비밀이고 비법이고 신비한 과정이기 때문에 내단술 특유의 비유적인 언어로 설명된다.
따라서 이 과정들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내단술의 각종 서적들을 취합해 각 과정들이 실재로 무슨 과정인지 규정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간단히 도교 내단술의 시사점에 대해 메모하는 것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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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생명의 근원은 성과 명이란 두 가지와 관련이 있고 이것을 수련하여 보존해야 한다. (성과 명은 중국철학에서 흔한 개념이지만, 내단술에서 말하는 성과 명이 무엇인지 모른다.)
인간 생명을 구성하는 것은 신(神)과 정(精), 심(心)과 신(身)이고 이것의 매개자로 기란 것이 존재한다. 서양의 심신이원론과는 다르다.
정이라는 것은 생명의 연료와 같은 것이고 일정부분 탄생과 더불어 부여 받고 성장함에 따라 증가되지만, 장성한 이후 성적활동 등으로 점차 일정하게 소진되게 되어 결국 정이 고갈되면 사망한다.
신(神)은 의식에 대비될 수 있는 말이지만 한가지가 아니고 원신, 식신, 양신 등으로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가 쓰는 의식이란 단어에 대응하는 것은 식신이다.
인체 내부에 해부학적 기관들 이외에 가상의 기관들이 있다고 본다. 임맥, 독맥, 단전, 경혈 등. 물론 내단술의 수행자들은 오장육부란 것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말하는 가상의 기관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호흡법, 내관법, 명상법 등을 통해 정을 기르고 신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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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생불멸을 믿지 않더라도 내단술의 의의는 있다. 진실과 거짓을 떠나 내단술은 인간 생명활동을 규정하는 다양한 개념들을 창안하였다는 점이다.
그 개념들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실재하는 것인지 아닌지 사실 지금은 모른다. 뉴톤이 만유인력을 발견하기 전까지 아무도 중력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잘 몰랐을 것이다. 전자기력도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한다. 우주에는 강력이나 약력이라는 힘도 존재한다고 한다.
따라서 내단술의 경우 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의 기관과 힘과 작용이 있다고 상정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물론 사람들 대부분은 망상이라고 무시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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