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이름에 숫자 구가 포함된 사람 몇 분이 떠오릅니다. 김구와 김득구.
김구 선생의 본명은 김창수(昌洙)이고 구한말에 일본인을 죽이고, 사형을 언도받고, 탈옥하고, 중이 됩니다. 나중에 김두래(金斗來)로 개명하고 또 구(龜)로 개명합니다. 다시 국권상실 후에 거북 구에서 아홉 구로 개명을 합니다. 독립운동을 하고 임시정부의 주석이 되어 광복을 보지만 안두희라는 사람에게 피살되고 맙니다.
파란만장한 일생이고 개명도 많이 한 인생입니다. 결국 김구 선생의 최종 이름은 백범(白凡) 김구(金九)가 됩니다.
그럼, 구라는 숫자가 이름에 쓰일 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동양학에서 구는 완성의 수이고 최종을 의미하는 수입니다. 구 다음은 다시 0으로 돌아가 새로운 순환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완성을 의미하는 수이기 때문에 좋은 수가 될까요?
항룡유회 (亢龍有悔)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주역(周易) 건괘(乾卦)의 육효(六爻)의 뜻을 설명한 효사(爻辭)에 나오는 말입니다.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이 내려갈 길밖에 없음을 후회한다는 뜻으로, 부귀영달이 극도에 달한 사람은 쇠퇴할 염려가 있으므로 행동을 삼가야 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주역 복(復)괘에 보면 물극필반( 物極必反)의 사상이 나옵니다. 정점에 이르면 이제 반대로 기울어진다는 것입니다.
노자에는 반자도지동 ( 反者道之動 )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사물은 극에 달하면 그로부터 反轉(반전)하는데 그것이 곧 道(도)의 움직임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구를 얻는다는 것은 완성을 의미하지만, 이제 반대의 흐름을 만날 준비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숫자 구가 들어간 이름 중 하나로 권투선수인 김득구(金得九) 선수가 생각납니다. 1982년 11월 1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WBA 라이트급 챔피언전에서 레이 맨시니와 권투 경기 도중 사망했습니다. 이 경기는 나도 텔레비전으로 직접 봤었는데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타이틀전은 인생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데, 진정 구를 얻은 경우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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