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롬 이름과 미래 바로가기
역법이란 천체의 현상에 대비해 시간을 표현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제대로 공부하자면 천문학을 알아야 하는 어려운 내용입니다.
사주팔자에서도 역법이 사용되는데 여기서 사용되는 역법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사주의 역법은 순수 태양력입니다. 그래서 지구의 공전으로 기준으로 한 해를 결정하고 지구의 자전을 기준으로 하루를 결정하는 시스템 입니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 때 그 괘도를 24등분 하여 24 절기를 구분합니다. 천문학적으로는 태양의 황경이 0°인 날을 춘분으로 해서 15° 이동했을 때를 청명 등으로 구분해 15° 간격으로 24절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주에서 사용되는 태양력의 일년은 입춘에서 다음 입춘까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6개의 절기가 한 계절을 구성하고 2개의 절기가 한 달을 구성하게 됩니다. 그런데 달(월)이라는 것은 그 문자 그대로 지구 주위를 도는 위성인 달과 관련이 있는데, 여기서는 그 달과는 상관없는 일년의 12분의 1의 의미로 보면 됩니다.
그렇다면 하루는 어떻게 구분할까요? 사주의 태양력은 진태양시란 것을 사용하는데, 하루의 시간을 하루 중 변화하는 태양의 위치로 결정하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하루 중 태양이 가장 높은 곳에 떠있는 때를 정오로 보는 것입니다. 이때를 태양이 남중한다고 말하고 남중하기 전까지는 태양의 고도가 점점 높아지고 남중 후부터 점점 낮아지는 것입니다.
참고로 진태양시는 태양의 고도를 기준으로 하다보니, 관찰자가 위치하는 경도에 따라 그 남중 시점이 달라집니다. 정오의 시간이 위치마다 달라지는 셈이죠, 그래서 사주팔자를 볼 때 태어난 곳의 장소 장보를 입력하게 되는데, 이 장소의 경도에 맞는 진태양시를 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정은 언제를 말하는 것일 까요? 정오의 반대이니 밤이어서 눈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태양의 고도가 가장 낮은 위치에 오는 시점이 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하루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일까요? 그것은 자정부터 다음날의 자정까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냥 단순합니다. 중학교 과학에서 다 배운 내용입니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만 알면 되는 단순한 것입니다.
그런데 사주가들 사이에서 야자시 논란이란 것이 생기게 됩니다. 시간을 12지지로 표현하면 자시는 밤 11시 부터 다음날 1시에 해당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밤 11시 부터 자정 까지는 야자시, 그 다음 조자시라고 해서 같은 자시라도 두 개의 날짜인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개념에 반대하여 자시의 시작 즉 자초부터 다음날로 보는 사람들이 있게 된 것입니다.
전자를 야자시를 적용한다고 말하고 후자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과연 어느 사람들의 말이 맞는 셈일까요? 이 문제는 너무 당연한 문제입니다. 태양력의 기준이 하루를 자정부터 익일 자정으로 보는 것이니만큼 당연히 야자시를 적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적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람들 주장에 따르면, 하루가 밤 11시 부터 다음날 밤 11시까지가 되는 셈입니다.
야자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사람들은 자정이란 개념이 24시간을 사용하는 서구 문물의 영향이라고 주장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이 사람들은 자시가 두 개의 날짜에 걸쳐 있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자시가 두 날짜에 걸쳐있고, 하루의 시작이 그 중간인 자정임은 이미 중국의 고대 역서에 기재된 내용입니다. 이에 대한 상세한 논증은 <자평학 강의, 신창용, 208페이지> 이하에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고 있고 문제가 되는 것 중의 하나는 시가 모여서 일이 되고 일이 모여서 년이 된다는 포함의 개념을 갖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즉 12시진이 하루고, 365일이 일년이다 이런 체계를 생각하고 있는 것인데, 사실 이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역법에서의 일년의 규정은 하루의 규정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즉 일이 모여서 연이 되는 것이 아니라 연은 지구의 공전 기준, 일은 지구의 자전 기준으로 규정한 상호 별개의 것입니다. 그래서 일년은 정확히 365일이 아니라 지구가 자전을 365.25 번 해야 일년이 됩니다.
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12시진이 하루 안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잘못된 생각입니다. 12시진은 하루를 미리 정해 놓고 그것을 12분 한 것이 아니라 (해시계 등으로 측정한) 태양의 고도가 기준이 되어 12분 되는 것으로 일의 규정과 상관은 있지만, 거기서 바로 도출되는 개념은 아닙니다.
일의 규정은 일의 규정이고 시간의 규정은 시간의 규정인 셈입니다. 그렇게 다시 생각해 보면 자시가 두 날짜에 걸쳐 있는 것이 이해가 될 지 모르겠습니다.
정리하면, 사주 팔자에서 사용하는 역법은 지구의 공전과 자전을 근간으로 한 태양력(절기력)이고 사주 팔자는 그 태양력의 기간들을 의미하는 카운터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사주팔자만 알려주면 일년 중 그 시간대의 지구와 태양의 상대적인 위치를 알 수 있는 천문학적인 표현법입니다.
PS
어떤 사람들은 1년이 동지나 춘분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입춘부터 시작하니까, 일관성 있는 논리를 적용해 하루도 자초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을 합니다. 그런데 일년은 4계절이란 개념이 있고 하루는 낮과 밤이란 개념이 있어 같지 않은데 왜 같은 논리를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다시 말하지만 , 연은 연 나름의 정의가 있고, 일은 일 나름의 정의가 있어 서로 별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 문제에 대한 상세한 논의는 다음 논문에서 더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명리학에서 시간(時間)에 관한 논점 고찰: 자시(子時)를 중심으로 , 김만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