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연예인 중 한씨가 많습니다. 얼핏 생각나는 사람만해도 한가인, 한채영, 한은정, 한고은, 한효주, 한지우, 한지민, 한예슬, 한지혜 등등 많습니다.
이걸 제가 다 외운다기 보다는 글을 쓰기 위해 인터넷으로 검색을 좀 해봤습니다. 그런데 이분들 중 진짜 한씨 성이 아니고 예명으로 한씨를 쓰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가인씨는 본명이 김현주라 하고, 한채영씨는 김지영, 한예슬씨는 김예슬이, 한지혜씨는 이지혜 등등.
그럼 왜 이분들은 예명으로 한씨를 선택하게 된 것일까요? 한씨에 미녀가 많기 때문일까요?
한씨에 대해 검색을 해보면 <안장왕과 한씨 미녀>라는 삼국시대의 설화가 검색이 될 정도로 나름 미녀와 연관이 있는 성씨입니다.
한씨 중에서 가장 많다는 청주 한씨의 경우는 그 유래와 규모가 이렇습니다.
《씨족원류》에 의하면 시조는 한란(韓蘭)이다. 《청주한씨세적연보(淸州韓氏世蹟年譜)》에 의하면 한란은 청주 방정리(方井里) 무농평(務農坪)을 개척하여 호족이 되었으며 928년(태조11) 왕건(王建)이 후백제 견훤(甄萱)을 정벌할 때 공을 세워 개국벽상공신(開國壁上功臣)으로 삼중대광태위(三重大匡太尉)에 올랐다. 후손들이 그를 시조로 하고 청주를 본관으로 하여 세계를 이어왔다. 청주한씨는 조선초에 한확, 인수대비로 잘 알려진 소혜왕후, 정난공신 한명회 등의 인물을 배출하면서 훈구세력의 핵심이 되었다.
청주한씨는 한란 이후 30여 파로 갈렸는데 그 중 가장 번창한 양절공파(襄節公派 : 한확(韓確)), 문정공파(文靖公派 : 한계희(韓繼禧)), 문간공파(文簡公派 : 한리(韓理)), 몽계공파(夢溪公派 : 한철충(韓哲冲)), 관북파(關北派 : 한련(韓連)), 충성공파(忠成公派 : 한명회(韓明澮)) 등 6파를 통칭 한씨 6파라고 한다.
2000년 통계청이 발표한 결과에 의하면 청주한씨는 199,642가구 총 642,992명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물론 다른 한씨들도 있지만 합쳐서 우리나라 인구수에 비해서 사람이 많은 성씨는 아닙니다. 그래도 연예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을 보면 미녀의 유전자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이 문제에 대해 성명학적으로 접근을 해보려고 합니다.
여자 연예인들이 한씨 성을 예명으로 많이 선택한 데는 한씨로 했을 때 그 이름이 예뻐 보인다는 이유가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소리오행으로 따지면 한씨는 초성이 토에 해당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자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듣기에 좋은 이름은 아마도 채영, 지영, 지우의 경우처럼 <ㅅ, ㅇ>에 해당하는 발음이거나 효주, 예슬의 경우 처럼 <ㅇ, ㅅ>의 형태입니다. 한씨는 이 두 경우 모두 소리오행이 토금토, 토토금이 되어 좋은 이름이 됩니다.
또한 성씨의 받침이 <ㄴ>이기 때문에 이름 첫자에 <ㄱ>이 오거나 <ㄴ>이 오거나 <ㅇ>이 와도 모두 좋은 이름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대비하여 김씨의 경우는 어떨까요? 김씨는 초성 <ㄱ>은 목이고 종성 <ㅁ>은 수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소리오행에 맞춰 이름을 뽑으면, <ㅅ, ㅇ>에 해당하는 발음은 수금토가 되어 소리오행이 좋지만, <ㅇ, ㅅ>은 목토금 또는 수토금이 되어 좋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소리오행으로만 따지면 김예슬은 소리오행이 안 좋지만, 한예슬은 좋은 이름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자이름으로 선호하는 이름들의 경우 한씨인 경우는 보다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지만, 김씨인 경우에는 그것 보다 가능한 조합의 수가 훨씬 줄어들게 됩니다.
게다가 한씨는 소리가 밝게 펴지고, 순 한글의 의미로도 크다는 의미를 갖는 반면, 김씨는 그것 보다는 한글 소리에 의미나 미감은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여자이름 작명에 있어서 김씨가 한씨보다 훨씬 불리하다고 결론 내릴 수 있습니다.
성명학적으로 생각할 때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예명으로 한씨를 많이 선택한다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 성을 바꾸어 예명을 짓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명은 어디까지나 예명으로 자신을 나타내는 브랜드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게 된 이유는 사실 다른 것인데, 그것은 김씨 성을 가진 여자의 경우 지을 수 있는 이름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앞서 말한 소리오행 등의 이유로 선택이 제한될 뿐 아니라, 거기에 서구적이거나 세련된 발음을 김씨와 연결시키면 발ㅁ음이 어색해 지기도 하고, 최종적으로는 한자 등의 제약으로 인해 결국 작명을 하고 나면 보통 쓰이는 흔한 이름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씨 성을 가진 부모님들이 이런 사실을 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