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18일 목요일

발분망식의 몰입


발분망식은 논어에 나온다. 공자가 스스로 자기가 이런 사람이라고 소개되었으면 한다고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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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뒤 공자가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자로에게 이르기를 “왜 학문에 발분하면 끼니도 잊고 도를 즐기며, 근심과 걱정을 잊으며, 늙음이 닥쳐오는 데에도 그런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입니다[發憤忘食 樂以忘憂 不知老之將至]라고 대답하지 않았느냐.”라고 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발분망식 [發憤忘食]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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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분은 국어에서 분발(奮發)의 의미이고 화를 낸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분발은 마음과 힘을 다하여 떨쳐 일어남의 뜻이다. 아마 공자는 마음과 힘을 한곳을 모아 집중한다는 의미로 사용한 것 아니겠는가? 지금으로 말하자면 몰입이고,  공자는 스스로 먹는 것도 잊을 정도로 몰입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정의한 것 같다.

<칙센트미하이>라는 사람이 몰입에 대해 연구한 것 같다. 뭐라도 연구한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다.

1. 개요
칙센트미하이에 따르면 몰입(flow)은 ‘무언가에 흠뻑 빠져 있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하고,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심취한 무아지경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권석만, 2008). 또한 몰입은 주위의 모든 잡념, 방해물을 차단하고 자신이 원하는 어느 한 곳에 모든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다. 칙센트미하이는 몰입했을 때의 느낌을 ‘물 흐르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 ‘하늘을 날아가는 자유로운 느낌’이라고 했다. 일단 몰입을 하면 몇 시간이 한 순간처럼 짧게 느껴지는 시간 개념의 왜곡 현상이 일어나고 자신이 몰입하는 대상이 더 자세하고 뚜렷하게 보인다. 그리고 몰입 대상과 하나가 된 듯한 일체감을 가지며 자아에 대한 의식이 사라진다.

몰입 현상은 학습과 노력을 통해 도달할 수 있다. 자신이 몰입하고 있는 대상에 대해서는 단시간에 혹은 빠르게 흡수할 수 있지만 반대로 관심이 없거나 집중도가 떨어지는 대상에 대해서는 기억조차 못할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몰입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2. 칙센트미하이와 몰입
몰입 이론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과 더불어 긍정 심리학의 창시자 중 한 사람이다. 칙센트미하이는 미술가, 음악가, 스포츠 선수들에 관해 연구하면서, 이들이 작업할 때 다른 모든 것을 잊고 집중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러한 경험이 계기가 되어 몰입 연구에 집중했다(권석만, 2008).

몰입은 삶이 고조되는 순간, 마치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가는 듯한 느낌이나 물이 흐르는 것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행동이 나오는 상태에서 일어난다고 한다.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은 의식이 경험으로 꽉 차 있는 상태이다. 이때 각각의 경험은 서로 조화를 이룬다. 느끼는 것, 바라는 것, 생각하는 것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스키를 타고 산비탈을 질주할 때를 예로 든다. 스키를 타고 산비탈을 질주할 때는 누구라도 몸의 움직임, 스키의 위치, 얼굴을 스치며 지나가는 바람, 눈 덮인 나무 등에 주의를 집중한다. 조금이라도 마음이 흐트러지면 넘어지기 십상이므로 다른 생각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바로 이 순간, 우리는 완전한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몰입 상태에서는 평소와는 다른 독특한 심리적 특성이 나타난다(권석만, 2008). 첫째, 몰입 상태에서는 현재 과업에 대한 강렬한 주의 집중이 일어난다. 모든 주의 용량이 완전하게 현재 과업에 투여되기 때문에 과업 이외의 활동에 대한 인식이 현저하게 약화된다. 이러한 주의 집중은 애써 노력하여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과제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으로 인해 자발적으로 일어난다.

둘째, 몰입 상태에서는 행위와 인식의 융합이 일어난다. 현재 하고 있는 활동에 푹 빠져 그 활동을 관찰하고 평가하는 관찰자적 인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아 의식도 사라져 흔히 이러한 상태를 ‘무아지경’ 또는 ‘몰아지경’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의식을 잃은 혼수상태와는 다르다. 칙센트미하이에 따르면 몰입 상태에서 자아는 완전히 기능하지만 스스로 그것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셋째, 몰입 상태에서는 자기와 환경의 구분이 거의 사라질 뿐만 아니라 시간의 흐름도 망각한다. 시간의 흐름에 대한 지각이 변형되어 시간이 보통 때보다 빨리 지나가고 많은 일들이 짧은 시간 안에 펼쳐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넷째, 몰입 상태에서는 현재 하고 있는 활동을 장악하고 있는 듯한 강력한 통제감을 느낀다. 활동의 진행이나 성과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고 주의 집중이 일어남에 따라 완전한 통제력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마지막으로 몰입 경험은 그 자체가 즐거운 것으로서 자기 충족적인 속성을 지닌다. 몰입하고 있는 활동은 다른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를 위한 내재적 동기에 의해 일어난다.

칙센트미하이는 이러한 특징이 몰입 경험에서 모두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강렬한 몰입 경험일 때에는 대부분 나타난다고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몰입 [flow]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한국심리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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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창조적) 성취는 반드시 몰입 과정을 거친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요즘 몰입에 대한 책들이 많다. 뭐라도 이루려면 몰입하라는 것이 그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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