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는 잘 보지 않는데, 미국 드라마나 영화 특유의 뻥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중국 나름의 뻥이 있다면,미국은 미국 나름의 뻥이 있다. 어느 쪽도 시니컬한 시청자가 보면 유치하게 느껴지는데 그런 것에 열광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다.
멘탈리스트에 관한 책을 보고 멘탈리스트라는 드라마까지 찾아 봤으니 멘 탈리즘에 흥미를 느끼는 셈이다.
이 드라마에서 흥미로운 점은 세가지이다.
형식은 100% 수사물인데 수사하는 스타일과 기법이 지금껏 봐온 여타 수사물과는 다르다. 여기는 CSI 스타일의 과학수사 같은 것은 나오지 않는다. 전직 사이킥인 남자 주인공의 멘탈리즘을 통한 직관적인 수사가 모든 사건을 해결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렇게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 설득력이 있고 작위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억지를 부리며 말도 안 되는 결론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있는 여타의 수사물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없다. 물론 멘탈리즘이 무엇인가에 대해 조금 알고 있다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음을 물론이다.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현재까지 시청한 바로는 모든 회차의 사건의 모티브는 성적인 것이거나 그것과 긴밀히 관련되어 있다. 여기서는 고상하게 표현해 모든 범죄의 원인이 치정사건에서 비롯된다. 미국(또는 세계)의 현실을 잘 묘사한 것일 수도 있고, 작가의 편향일 수도 있겠다. 멘탈리즘이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부분은사실 남녀 관계라고도 볼 수 있겠는데 그래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서는 CBI라는 조직이 나오는데 캘리포니아 수사대라는 것이다. FBI가 연방차원의 조직이라면 CBI는 주 검찰에 속한 수사기관이다. 우리나라처럼 검찰은 경찰을 지휘만 하고 경찰은 그 지시를 받아 수사만 하는 것과는 다르다. 우리나라도 검찰 산하에 전속 수사대를 만들어 수사를 직접 해보는 것은 어떨까? 캘리포니아 수사대이다 보니 배경은 모두 캘리포니아아가 되는데 캘리포니아의 풍광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가끔 예전에 잠깐 살았거나 여행했던 곳이 배경으로 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더욱 흥미가 있는 것이다. 정말이지 캘리포니아는 기후나 풍광은 천국과 같은 곳이다.
여담이지만, 기후나 풍광은 천국이지만 삶은 두 개의 세계가 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에리어만 해도 실리콘벨리로 대표되는 IT 사업으로 성공한 부자들과 그 근로자들이 천국과 같은 삶을 영위하지만 (뭐 본인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그곳에서도 데일리시티 같은 곳으로 들어가보면 멕시코 이주 노동자와 흑인 노동자 계층이 날마다 버스를타고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하여 화려한 카페나 레스토랑의 보이지 않는 주방에서 노동을 하거나 모두 퇴근한 백화점이나 각종 기관의 청소를 하거나 건설현장에서 건설 노동을 하고 있는 현실을 볼 수 있다.
미국의 부유층의 화려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노동력을 제공하며 연명하는 계층들이 있는데 그들의 표정을 보면 그렇게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
세계에 노예제도가 없어졌다고 말할 수 있는가? 지배자들은 더욱 정교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노예제를 유지해 오고 있는 셈이다.
김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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