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롬 이름과 미래 바로가기
생생불식(生生不息)은 중국 도가의 술어로, 변화하여 새로운 사물을 발생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정지하지 않고 부단히 생장한다는 뜻이다. 집단체의 변화와 새로운 사물을 발생하는 일이 정지 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주역, 계사전>의 "생생지위역(生生之謂易)"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송나라 때의 주돈희(周敦頤)는 <태극도설>에서
"二氣交感, 化生萬物, 萬物生生而變化無窮. 惟人也得其秀而最靈". 이라고 하면서, 만물이 낳고 낳아 변화가 무궁하다고 하였다. 청나라의 대진(戴震)은 "气化流行,生生不息,是故谓之道" 이라고 하면서 생생불식하는 것이 도라고 하였다.
프로이트(Sigmund Freud )는 오스트리아의 정신과 의사로, 정신분석의 창시자인데, 모든 것은 섹스 때문이라 한 사람이다. 인간 심리의 모든 문제는 그 외견상 어떻게 보이든지 간에 알고 보면 섹스와 연관된 문제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쾌감원칙의 피안>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생명의 근원을 얻기 전에는 하나의 보이지 않은 살아있는 실체였던 것이 일단 생명력을 얻고 난 다음 수많은 여러 분지들로 나뉘어져서 그 이후로 성적 충동에 이끌려서 다시 결합하려 한다는 가설을 따를 것인가?
이 살아있는 실체의 조각들이, 이렇게 서로서로 분리되어서, 다시 서로 재결합하고 싶은 욕망으로 다세포 생물로 실현되어, 결국은 가장 높은 단계의 집중을 통하여 이 재결합의 욕망을 생식 세포 속에 자리잡게 하였다는 가설을 믿을 것인가?
리처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는 영국의 동물행동학자∙진화생물학자로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등의 책을 썼다. <이기적인 유전자>에서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40억 년 전 스스로 복제 사본을 만드는 힘을 가진 분자가 처음으로 원시 대양에 태어났다. 이 고대 자기 복제자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것은 절멸하지 않고 생존 기술의 명수가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아주 오래 전에 자유로이 뽐내고 다니는 것을 포기했다. 이제 그것들은 거대한 군체 속에 마치 뒤뚱거리며 걷는 로봇 안에 안전하게 들어 있다. 그것들은 원격 조정으로 외계를 교묘히 다루고 있으며 또한 우리 모두에게도 있다. 그것들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창조했다. 그것들을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존재를 알게 해주는 유일한 이유이다. 그것들은 유전자라는 이름을 갖고 있으며, 우리면 그것들의 생존기계이다. 인간은 이기적인 유전자를 보존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램을 짜 넣은 로봇 기계이다. 이 유전자의 세계는 비정한 경쟁, 끊임없는 이기적 이용 그리고 속임수로 가득 차 있다. …… 유전자는 유전자 자체를 유지하려는 목적 때문에 원래 이기적이며, 생물의 몸을 빌려 현재에 이르고 있다. "
사실 이들은 같은 주장을 하는 셈이 아닌가? 이기적 유전자는 프로이트의 확장판이라 하겠다. 프로이트가 유전과학에 대한 현대의 지식을 가질 수 있었다면, 그는 모든 것은 유전자 때문이라고 말했을 지 모른다.
<생물의 모든 현상은 알고 보면 유전자를 남기려는 생명 활동의 일환이다>이라는 이기적 유전자의 핵심 주장은 수긍하기 쉬운 주장이다. 문제는 그 이상의 어떤 것들에 관한 것이다.
자기 복제하는 유전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비유하면 이해가 쉽다. 물론 프로그래밍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의미 없는 비유일 수 도 있다. 어떤 프로그램 코드가 있는데 그 코드는 자기 복제하는 목적을 가진 코드라는 것이다. 코드는 컴퓨터의 메모리에 올라가 개체(instance)가 되는데, 이 코드는 이 개체를 무한히 복사(복제)해서 수많은 개체들이 되도록 하고 이들 개체는 컴퓨터 메모리를 차지하게 된다. 여기서 코드는 유전자이고, 인스턴스는 생명이며, 메모리는 생명체가 살아가는 환경이고, 프로그래머는 (절대자이거나) 우연이다.
문제는 이 코드가 자기 복제하는 목적 이외에 다른 목적을 가지고 코딩된 것이냐 하는 것이다. 사실이지 자기 복제의 코드만을 가진 프로그램처럼 무용하고 의미 없는 코드는 없다. 코드의 전부가 자기복제를 위해 로직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은 도대체 어디다 쓰겠는가?
사실이지 이런 코드가 있기는 했다. 과거 컴퓨터 바이러스를 만든 악의적인 해커들 중에는 이런 코드를 만들어 몰래 배포했는데, 이 코드의 목적은 컴퓨터의 메모리를 빠르게 소진시켜 사용자가 다른 작업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일반적인 유형의 컴퓨터 바이러스는 보통 <자기복제 코드 + 목적 코드>를 갖는다. 자기 복제는 기본이고 목적 코드에서 사용자의 정보를 빼온다든지 하는 실제 해커가 실제 의도하는 로직이 들어있는 것이다.
유전자를 코드에 비유한다면, 이 코드가 자기복제만을 위한 코드냐 아니면 그에 더해서 어떤 다른 목적이 있는 코드냐 하는 것이 핵심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이기적인 유전자>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단지 여러 생물학적 동물학적 사례들을 들어가며 이 코드가 무시무시한 자기복제 코드란 것만을 반복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전혀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도킨스는 인간의 특유한 문화 속에 모방의 단위가 될 수 있는 문화적 전달자가 존재할 수 있다고 했고, 이 단위 개념을 밈(meme)이라고 정의했다. 단지 유전자의 무한 복제 이상의 목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헤겔이 의도한 바는 다른 것이겠지만) 헤겔 처럼 이 모든 것이 "절대정신의 자기전개 과정이다" 라는 식으로 말할 수 있다면, 오히려 받아드리기 쉬울 것 같다.
생생불식(生生不息)은 생생불식하여 화생만물(化生萬物)한다는것만을 말할 뿐 무엇을 위해 생생불식하고 있는지는 말하지 않는 것 같다. 주돈희가 말한 것처럼 "인간만이 그 빼어남을 얻어 가장 영묘한 존재"라서 무언가 거대한 목적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바롬 이름과 미래 (baromnf.com)
김민재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