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晋)나라 시기 사공(司空) 장화(張華)라는 사람이 항상 동한(東漢) 시기의 저명한 시인인 왕찬(王粲)의 작품을 모방해 작품을 썼다. 그의 시는 남녀간의 연정을 쓴 것이 많았고, 화려한 문체와 수사를 중요시한 것이 많았다. 당시에 조금 유명했다.하지만 당시의 전문가들은 결코 그의 작품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 때 시인 사령운(謝靈運)은 그의 시를 평가하여 천편일률(千篇一律)이라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하였다.
무라카미 하루키
1949년 일본 교토부 교토시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시절에 러시아문학과 재즈에 탐닉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한 손에 사전을 들고 커트 보너거트나 리차드 브라우티건과 같은 미국작가들의 작품을 탐독했다. <미국영화에 있어서의 여행의 사상>이란 제목의 논문으로 7년간 다녔던 대학을 졸업했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양을 둘러싼 모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노르웨이의 숲, 1Q84,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이런 작품들을 썼으며,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일본의 대표작가이다.
물론 소설마다 내용은 다르지만, 재즈 음악 이야기 좀 하고 서양 음식 이야기 좀 하고 미국 문화 이야기 좀 하다가 남녀 주인공이 연애도 좀 하고 여행도 좀 다니면서 뭔가 상실된 어떤 것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그 상실된 것은 말하자면 (북유럽의 이미지) 일 뿐 딱히 어떤 것인지도 알 수 없다는 것을 내용으로 줄기차게 이야기를 해 나가는 작가다.
천편일률적이라고도 볼 수 있겠는데, 독자들에게 아직도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보니 똑같은 스타일로 글을 쓰는 전략을 바꿀 이유는 없어 보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읽으면 다 똑같다고 느끼는데, 나만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이 글은 무라카미 하루키를 <디스>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천편일률의 고사를 생각해 보기 위한 것일 뿐이다. 사실이지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이라 할 수 있다.
내친 김에 고사성어를 하나 더 적어본다
낙양지귀 (洛陽紙貴)
낙양의 종이 값이 오르다.
진(晉)나라 무렵 좌사(左思)라는 시인이 있었다. 그는 얼굴도 못생겼고 말더듬이였지만 붓만 잡으면 놀라운 시를 썻다. 그는 고향 임치에서 시를 쓰다가 도읍인 낙양으로 이사한 뒤 〈삼도부(三都賦)〉란 시를 10년에 걸쳐 썼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그의 시를 읽어본 유명한 시인 장화가 크게 칭찬하고 그때부터 〈삼도부〉는 낙양의 화제작이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찾게 되자 낙양의 종이 값이 오르게 되었다.
천편일률의 시인 장화가 낙양지귀의 시인 장화인 것이다.
바롬 이름과 미래 (baromnf.com)
김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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